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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응순의 생활정보

🌟 『어린 왕자』 – 아이의 말투를 빌린, 가장 어른스러운 이야기

by 나응순 2025. 4. 8.

어린왕자

어린 왕자.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고, 표지 속 노란 머리의 소년을 떠올립니다.
사막, 장미, 여우, 바오밥나무, 그리고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이 짧은 책을, 사람들은 보통 어린이 책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속에는 누구보다 철학적인 질문과 삶의 본질에 대한 사유가 숨겨져 있습니다.

오늘은 『어린 왕자』를
“모두가 아는 이야기”에서 벗어나
“어른의 언어로, 마음으로 다시 읽는 이야기”로 풀어보려 합니다.


✈️ 『어린 왕자』는 무엇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 책은 비행기 조종사인 어른(화자)가 사막에서 어린 왕자를 만나는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그는 어릴 적 그린 그림을 어른들이 이해하지 못하자 그림을 포기했고, 현실적인 어른이 되었습니다.
그런 그가 사막에서 만난 어린 왕자는
그에게 잊고 있던 무언가를 다시 꺼내게 만듭니다.

📌 이야기의 시작은 낭만이 아니라 상실입니다.
이 책은 꿈과 감성을 잃어버린 어른들
무엇을 놓치고 살고 있는지를 되돌아보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 장미는 단지 ‘사랑’의 은유가 아니다

어린 왕자는 B612 소행성에서 장미를 사랑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자존심과 허영심 때문에 상처를 받고, 별들을 여행하게 되죠.

많은 사람들이 장미를 단순히 “연인”의 상징으로 읽지만,
사실 장미는 어린 왕자의 ‘자기감정’ 그 자체입니다.

  • 장미는 사랑받고 싶어 하면서도 표현하지 못합니다.
  • 어린 왕자는 그 감정을 잘 몰라 상처받고 떠나버립니다.

📌 이 장면은 ‘감정과 감정의 오해’를 상징합니다.
사랑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상처받아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용기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 여섯 개의 별 – 인간의 어리석음을 풍자하다

어린 왕자는 여행 중 여섯 개의 소행성을 방문합니다.
그곳에는 다음과 같은 인물들이 살고 있습니다.

  1. – 권위를 사랑하는 사람
  2. 허영쟁이 – 칭찬과 인정만 원하는 사람
  3. 술주정뱅이 – 부끄러움을 잊기 위해 마시는 사람
  4. 사업가 – 별을 소유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
  5. 가로등 켜는 사람 – 규칙에만 충실한 사람
  6. 지리학자 – 직접 탐험은 하지 않고, 기록만 하는 사람

이들은 모두 어른입니다.
그리고 모두가 자기 세계에 갇힌 모습입니다.
이 장면은 저자 생텍쥐페리가
“진짜 중요한 삶의 가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 이 여섯 사람은 우리가 사회 속에서 자주 만나는 타입들이며,
동시에 우리 스스로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
이기도 합니다.


🦊 여우의 말, 그리고 ‘길들임’이라는 것

『어린 왕자』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은 아마 여우와의 대화일 것입니다.
여우는 어린 왕자에게 “길들인다”는 개념을 알려줍니다.

“너는 나에게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되는 거야.”

여우가 말한 ‘길들임’은 단순한 애착이 아닙니다.
그건 서로에게 책임을 지는 관계, 유일함의 생성입니다.

📌 사랑은 ‘누가 더 좋은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시간을 쏟았는지’, ‘서로를 길들였는지’에 달려 있는 거죠.

또한 여우는 떠나는 어린 왕자에게 말합니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이 말은 이 책의 철학적 핵심입니다.
눈에 보이는 ‘외형’이나 ‘재산’보다
시간, 정성, 기억, 감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죠.


💔 왜 어린 왕자는 다시 장미에게 돌아가야 했을까?

지구에서 수천 송이의 장미를 보고 혼란스러워하던 어린 왕자는
여우와의 대화를 통해
자신이 사랑했던 장미가 유일한 존재임을 깨닫습니다.

그건 장미가 “특별해서”가 아닙니다.
그 장미와 함께한 시간, 노력, 감정이 있었기 때문이죠.

📌 『어린 왕자』는 결국
“특별함은 본질이 아니라 관계에서 비롯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우리는 종종
더 좋은 사람, 더 나은 조건, 더 화려한 것들을 찾아
지금의 소중한 것을 놓치기도 합니다.

이 책은 그런 우리에게
“이미 길들여진 것”의 가치를 일깨워 줍니다.


💫 『어린 왕자』는 돌아오지 않는다

책의 마지막에서 어린 왕자는 자신의 별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별을 보면 웃음소리가 들릴 것”이라며 작별 인사를 하죠.

그는 돌아갔지만, 사실은 우리가 그를 다시 볼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 이 부분은 ‘어린 시절의 나’, ‘순수한 마음’, ‘잊어버린 감성’은
일단 놓치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는 인생의 진실을 담고 있습니다.


『어린 왕자』는 결코 어린이를 위한 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더 많이 살아온 어른일수록 더 깊게 읽히는 책입니다.

  • 우리가 길들인 사람은 누구인가요?
  • 내 곁의 장미는 지금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까요?
  • 나는 지금 어느 별에 살고 있을까요?

이 책은 “답을 주는 책”이 아니라 “질문을 남기는 책”입니다.
어쩌면 진짜 고전은
읽을 때마다 다른 이야기를 건네는 책이 아닐까요?

다시 『어린 왕자』를 펼쳐보세요.
이번엔, 어릴 적 읽었던 그 책과는 전혀 다른 장면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